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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4일 청계산 후기

somedayhiking 2026. 3. 29. 18:39

나는 요즘 주말마다 거의 루틴처럼 청계산을 간다. 멀리 가긴 귀찮고, 그렇다고 집에만 있으면 또 답답하니까 딱 적당한 선택지다. 아침에 느지막이 일어나서 커피 한 잔 때리고, 등산화 신고 나가면 점심 전에는 산에 들어가 있는 느낌.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가 딱 부담 없는 힐링 루틴이다. 특히 매봉 코스는 적당히 힘들고, 정상 갔을 때 성취감도 있어서 자주 찾게 된다.

 

입구는 양재 쪽에서 시작했다. 초반은 그냥 산책 느낌이다. 길도 넓고, 경사도 완만해서 몸 푸는 느낌으로 걷기 좋다. 근데 이게 함정이다. “오늘 컨디션 괜찮네?” 하면서 방심하고 걷다 보면, 점점 경사가 올라간다. 나무계단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슬슬 숨이 차기 시작한다.

 

중간쯤 올라가면 흙길이랑 돌길이 섞여 있는데, 이 구간이 은

근히 힘들다. 계단은 리듬이라도 있는데, 이런 길은 페이스 잡기가 애매해서 더 지친다. 그래도 숲이 울창해서 햇빛이 적당히 가려지고, 바람이 불면 진짜 기분 좋다. 도심이랑 이렇게 가까운데 공기 느낌이 다른 게 신기할 정도다.

 

계속 올라가다 보면 드디어 매봉 정상 근처다. 마지막 구간은 계단이 꽤 가파른데, 여기서 한 번 더 체력 체크 들어간다. 솔직히 이때마다 “왜 왔지…” 생각이 살짝 스친다. 그래도 정상 찍고 나면 그 생각 바로 사라진다. 뷰가 엄청 탁 트인 건 아닌데, 그래도 서울 근교 산 특유의 풍경이 있다. 올라왔다는 자체로 만족감이 꽤 크다.



근데 청계산의 단점은 딱 하나다. 사람이 너무 많다. 진짜 많다. 특히 주말이면 거의 등산이라기보다는 “등산 테마파크” 느낌이다. 앞사람 속도 맞춰서 줄 서듯이 올라가야 할 때도 많고, 정상 근처는 자리 잡기도 쉽지 않다. 처음에는 이게 좀 짜증 났는데, 이제는 그냥 “아, 다들 나랑 같은 생각으로 왔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편이다. 오히려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장비 제대로 갖춘 분들부터, 운동화 신고 가볍게 올라온 사람들까지 다양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산하고 나서는 무조건 먹어줘야 한다. 이날은 근처에서 파전이랑 막걸리로 마무리했다. 땀 쫙 빼고 먹는 파전은 진짜 말이 안 된다. 바삭한데 기름진 그 맛이랑 막걸리 한 잔 들어가면, 오늘 하루가 완성된 느낌이다. 사실 이 맛 때문에 등산하는 거 아닌가 싶다.

정리하면 청계산은 “가볍게 가기 좋은데,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산”이다. 접근성 좋고, 코스도 다양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볼 만하다. 대신 사람 많은 건 감안해야 한다.

 

한줄요약

서울 근교에서 고민된다면, 그냥 청계산 한 번 찍고 오면 된다.